자연과 예술의 특별한 여행 여덟 번째 만남
울산 동구 방어진은 자연경관, 역사적 의미, 그리고 독특한 지역문화로 유명한 관광지입니다.
해안을 따라 즐비하게 늘어진 현대중공업, 롯데케미컬 등의 연기가 피어오르는 대기업 공단의 모습은
항만의 아름다움과는 정반대이지만, 그 또한 밤이 되면 공단의 불빛이 풍경의 한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방어진에 12 경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어떤 곳이 궁금해졌습니다.
지식백과를 찾아보고, 자료를 찾다 보니 매번 그 명소는 조금씩 달라지지만,
역사적 의미는 그대로이기에 방어진의 역사적 의미가 담겨 있는 12 경과
그 대표 명소를 구분하여 그 내용과 장소를 살펴보겠습니다.
방어진 12경
방어진의 지명 유래는 이곳에서 방어가 많이 잡힌다는 데서 생겼으며,
광복 전에는 일본인들에 의해 어항으로 발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1917년 방어진 등대가 설치되었고, 배가 드나들거나 머물기 좋은 천연적인 양항인
방어진항에는 방파제가 축조되었습니다.
방어진항은 울산만의 방파제 구실을 하고 있으며 현재는 울산 시민의 휴식처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1. 화암만조 (花巖晩潮)
방어동 꽃바위 마을의 저녁에는 하늘과 바다가 하나가 되어 만조가 되었을 때,
출렁이는 물결에 드리워진 꽃무늬 바위가 절경을 이룬다는 뜻으로,
방어진항의 화암 주변에서 보는 일몰 풍경으로, 조수와 함께 빛나는 바위의 모습이 매혹적입니다.
2. 슬도명파 (瑟島鳴波)
슬도에서 들리는 파도 소리는 '슬프다'는 뜻의 "슬"에서 유래했습니다.
방어진항으로 들어오는 거센 파도를 막아주는 바위섬으로
'갯바람과 파도가 바위에 부딪칠 때 거문고 소리가 난다'하여 슬도라 부릅니다.
이곳은 아름다운 해안선과 고래 조형물, 슬도등대 등으로 유명합니다.
3. 마성방초 (馬城芳草)
대왕암 소바위산 주변을 묘사한 것으로, 이 일대는 조선시대에는 말을 키우는 목장이었습니다.
목장의 울타리를 마성(馬城)이라 했고, 그 끝 지역을 성끝마을이라고 불렀습니다.
옛 목장일 때 우마의 분뇨 따위로 들녘이 비옥해져 철 따라 온갖 들풀들이 피어나 아름다운 풍광을 이룬 것을
꽃밭등이라 불렀는데, 이를 '마성방초'라고 하였고, 소바위산 아래 유채꽃이 풍성합니다.
방어진항 주변의 푸른 초지가 봄철에 더욱 빛납니다.
4. 용추모우 (龍湫暮雨)
'용추(암)'는 대왕암의 다른 이름입니다. 대왕암은 신라왕 중에 호국의 염원으로 용신이 되어 해중에 잠겨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문무와의 죽음 이후 향후의 넋도 큰 용이 되어 하늘을 날아 울산을 향해 동해의 대암 밑으로 잠겨
용신이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대왕암을 일컬어 신라와이 장골처라고도 합니다.
사람들은 이 바위를 대왕바위, 큰 바위, 왕바위, 댕바위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대왕암 앞바다 윤슬의 반짝임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방어진 용추폭포에서 저녁 비가 내리는 모습을 묘사한 풍경입니다.
5. 어풍귀범 (漁風歸帆)
일산 진마을 동북쪽에 바다로 돌출된 바위언덕 어풍대를 향해 고기잡이 갔던 어선들이 귀항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으로,
방어진항의 활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6. 안헌창송 (案憲蒼松)
어느 고을이나 마을 앞에 풍수해를 막아주고 마을의 풍요를 가져다주는 앞산이 있었고 이를 안산(案山)이라 하여
방풍림을 조성하고 늘 신성시했습니다.
방어진 언덕 위에서 자라는 푸른 소나무 숲으로, 고요함 속의 웅장함을 자랑합니다.
7. 유정만선 (楡亭晩蟬)
지금은 없어진 풍경이지만 옥류천과 제기천이 합류하는 동천가에는 미루나무가 숲을 이루었었고,
그 사이에는 참외, 수박 밭을 가꾸고 지키던 원두막이 드무드문 지어져 정자를 이루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듣는 여름 저녁매미 소리가 선남선녀의 합창처럼 울려 퍼지는 유정 일대의 전경입니다.
8. 촉산락조 (矗山落照)
촉산은 남목삼거리 쪽에 있던 팽이를 엎어놓은 것처럼 뾰쪽하게 생긴 작은 산이었는데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너무나 가팔라서 사람이 오르내리지 못해 송림이 늘 수려했고, 석양에 해가 촉산에 걸려 내려앉은 모습은
더없이 아름다웠을 거라 여겨집니다.
9. 섬암모운 (蟾巖暮雲)
동축사 뒤쪽의 관일대를 이르는 말로, '두꺼비바위'라고 불렀습니다.
섬암 바위 위에 석양에 물든 저녁 구름이 내려앉은 모습을 형상화한 명소로 환상적인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10. 옥동청류 (玉洞淸流)/
옥동이란 남목의 별칭인 남옥(南玉)을, 옥류(玉流)란 남옥을 흐르는 내를 가리키는 데,
마을의 토질이 마사토여서 옥동천을 흐르는 물은 맑고 투명한 물줄기로 청아한 소리를 내며 흐르는 것을 상징합니다.
11. 승동청화 (勝洞晴花)
불당골의 옛 지명으로, '동면 8경'에는 불당골을 만승폭포의 경승지라 칭송했으나,
지금은 개인의 집터에 있어 아무나 볼 수 없습니다.
승동 마을의 화창한 날씨와 꽃 피는 모습을 묘사합니다.
12. 망양조하 (望洋朝霞)
태화강 하류 염포의 풍경을 이르는 말로, 염포 해안에는 갈대밭이 뻗어 있었는데,
여기서 피어나는 수증기에 아침햇살이 투영되어 빚어지는 아침노을이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방어진항에서 바라본 아침의 붉은 노을로,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입니다.
방어진 12경을 살펴보니 사라진 곳이 있어서 아쉽기만 합니다.
어떤 곳이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다른 절경들을 봤을 때 짐작컨대 황홀하리라 여겨집니다.
불당골 마애여래입상의 경우 문화재로 역사성과 학술성은 인정되었지만
훼손도가 심각하여 예술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제외되었으나
동구청에서 향토문화재로 지정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합니다.
사유지에 있어서 관리가 지속적으로 되기는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와
그럼에도 발견하고 찾아내어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힘쓰고 있음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렇게 자료를 찾아보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울산의 12경뿐 아니라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자연경관은 저마다의 이야기 있고,
역사가 있음을 알게 되면서 지켜나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저처럼 누군가의 마음에 문화유산이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의
뿌듯함을 느끼게 해주는 일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흔한 말로 사연이 없는 집안이 어디 있냐는 말처럼
명소마다 사연이 있기에 마냥 경치에만 취하기보다
그 사연이 남 같지 않는, 어딜 가든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역사적 의미의 방어진 12 경이었습니다.
다음 2탄에서는 대표명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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