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따뜻한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월이 되니 거리 곳곳에서 크리스마스의 분위기가 한창입니다. 겨울이라 그런지 기온 차가 많이 나는 것 같습니다. 낮에는 덥고, 밤과 새벽에는 찬 바람이 불어옵니다. 에어컨을 밤낮없이 틀고 있다 보니, 차가운 공기가 겨울을 느끼게 해 줍니다.
저녁의 거리에서는 반팔을 입은 사람들과 패딩을 입은 사람들이 섞여 있어 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처럼 다양한 복장의 사람들을 보며, 대만의 독특한 겨울 풍경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한국말 인사정도는 할 줄 아는 대만인들을 자주 만납니다. 왠지 뿌듯했습니다. 어떻게 한국말을 잘 아냐고 물으니 'K팝, K푸드'를 외치는 목소리에 진심과 애정이 느껴졌습니다.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알리는 것은 모든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서민들의 정성과 아이들의 피와 땀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일을 마치고 저녁식사 겸 대만에 오면 꼭 가보면 좋은 곳 추천을 받아 출발하였습니다.
가오슝의 미려도역(미려도참)은 세계에서 2번째로 아름다운 역으로 '빛의 돔'이라는 이름으로 특이하머 아름답게 돔 형태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시간을 정해 레이저쇼를 한다고 해서 시간에 맞춰 3번이나 방문했으나 취소되어 보지 못했습니다.
미려도역의 2번 출구가 가장 가까우며 근처로 가면 안내판이 있어서 따라가면 됩니다.
'빛의 돔'의 레이저쇼를 보려고 가던 중 시간이 남아 택시비도 아낄 겸 도보로 가는데 가로수의 불빛 장식이 너무 예쁜 것을 보고 여기도 크리스마스구나 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반팔 입고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이색 경험~
거리의 가로수를 걷다 보니 화려한 라이팅 장식이 가득한 곳이 눈에 들어왔습니다.호기심에 이끌려 얼른 가보았더니, 그 스케일이 정말 엄청났습니다! 인파에 밀려 겨우 볼 수 있었지만, 그 장관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특히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많았던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온 부모님들,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젊은이들까지. 대만의 가족 문화가 잘 형성되어 있다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화려한 라이팅 장식과 따뜻한 가족의 모습은 대만의 겨울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제일 눈에 들어온 광경입니다.
여기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터널 형식의 전구들이 나오고 그 뒤로 크리스마스트리가 보입니다. 트리에서 인공눈을 뿌려 겨울날을 느끼게 해 주는데 계속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시간 맞춰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눈이 나오는 것을 찍으려는데 멈추어서 찍지는 못했습니다.
이렇게 거대한 터널을 처음 봤습니다. 그 안에서 느낀 빛의 아름다움은 정말 특별했습니다. 그 빛 속에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요즘은 마치 어둠 속에 갇힌 듯한 기분이 듭니다. 옳고 그름의 질서가 깨어진 현실 속에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 불안함을 더해줍니다. 그런 불안한 마음 때문에 기적과 같은 한 줄기의 빛이 더욱 간절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계속해서 그 빛을 바라보게 되고,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옮겨집니다.
크리스마스는 별을 따라, 빛을 따라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원하는 특별한 날입니다.
이처럼 크리스마스는 빛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온 세상이 빛으로 가득 차고,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그런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의 빛이 우리 모두에게 따뜻함과 희망을 전해주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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